美知의느낌/아름다운글

비와나그네

美知 2009. 8. 9. 12:37

 

                

        비와 나그네 가끔은 쏟아지는 빗속에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낯선 이방인의 서러움처럼 애써 굵은 눈물방울을 감추고 싶을때가 그러하고 가슴속 못다한 이야기를 빗물에 털어버리고 싶을 때가 그러하지요 투박하게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온 몸으로 받으면 녹음짙은 나뭇잎새들의 출렁거림과 낡은 벤치의 공허한 모습에서 내가 그들속에 있고 그들이 내안에 있음을 마음이 먼저 알아챕니다. 그리고, 나는 그냥 보잘것없는 세월만 먹고사는 과객이 되어갑니다. 세차게 내리치는 비의 축제에서 두팔 벌려 가슴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며 비에 젖어보면 빗줄기는 나의 집착과 이유없는 방황들 그리고 생채기로 얼룩진 마음까지도 허물을 벗겨내듯 발가벗긴 내 모습을 비의 스크린에 잔상으로 남겨줍니다. 빗줄기는 나와 하늘을 또 나와 대자연을 하나로 연결해주어 헐벗겨진 초라한 모습일지라도 존재의 감사함과 낮음으로 흘러가는 삶의 진실을 깨우쳐 주네요. 그 낮음으로 긴 여행길에 내게서 벗겨진 먹물빛 허물들이 빗물되어 먼저 흘러가고... 가끔씩 쏟아지는 빗줄기에 홀로 서보면 나는 잠시 빗물에 씻겨진 청순한 풀잎 향기가 되고 모든 것을 내려놓아 가벼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상큼하고 신선한 바람의 노래가 되고 해맑은 사슴의 눈처럼 고요함속에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비의 나그네가 됩니다... 터벅...터벅... - 노랑우산-....옮겨온 글